언어교환. 헬로톡으로 프랑스어 언어교환 친구 만들기

지난 주말에 다시 열심히 불어 언어 교환을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후, 바로 Hello Talk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얼굴도 마음씨도 착한 장미양은 나에게 먼저 "언니, 우리 만나서 같이 공부할래요~"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바로 "좋아!"라고 외치며 들뜬 마음에 불어책을 챙겨들고 장미양을 만나러 나갔다.

아마 한국에서 처음 만나는 한불 언어교환 친구인 듯 하다. 아직 불어 프리토킹을 할 정도로 자신감이 충만하지는 않지만, 장미양과 몇 번 대화를 나눠보니 '괜찮은 친구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꾸준하게 열심히 공부하려는 목적을 가진 언어교환 친구를 만나는게 쉽지 않다. 단순히 친구를 사귀는 목적으로 가볍게 언어교환 어플을 이용하기도 하고, 해외 여행이나  해외 근무를 하게 되었을 때 로컬 친구를 찾기 위해 언어교환 어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교환 학생으로 한국을 찾는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 이미 나와는 너무 나이차이가 많이 나... 그들은 나를 싫어하겠지 ㅠㅠ

작년에 만나기로 했다가 만남이 무산된 프랑스 친구가 있긴 했었다. 워킹홀리데이로 이제 막 한국에 도착했다던 그 친구는 저녁마다 같이 밥 먹을 친구가 필요하다며 내가 너무 간절히 불어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하며 자기와는 잘 맞지 않을 것 같다고 하길래 결국 나는 그 만남을 취소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친구는 자꾸 나에게 영어로 했다는 점에서 그 때 만났더라도 일회성 만남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영어권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등) 언어교환에서 자꾸 상대방의 외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어를 (영어권 네이티브가 아니면서) 사용하는 경우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과 인내심 부족으로 보이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지양해야 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만남'의 목적을 제대로 알고, 그 목적에 맞는 만남이 자연스레 지속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언어교환이라 생각한다. 언어교환 파트너를 넘어서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내 그리고 언어교환에 대한 열의가 있다면 친구가 되는 자연스러운 단계가 오게 된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상대방의 문화, 언어에 관심을 갖는데 친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이런 모든 면을 갖추고 있는 장미양을 만난 건 참 행운이었다. 장미양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프랑스어의 발음을 비교하며 설명해줄 수 있는 아주 똑똑한 아이었다!! 항상 발음 때문에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아 제자리만 멤돌다 결국 포기하고 쓰기,읽기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마침 장미양을 만나니 이제 뭔가 진도가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미양은 불어책을 읽는 나의 발음을 듣고 내가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두 /에/ (/e/ /ɛ/)발음차이를 잡아주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하나인 줄 알았던 /오/ 모음 발음도 두 가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école은 /에꼴/이 아니라 /에껄/이라는 걸!ㅎㅎ 

언어교환 친구도 결국 친구를 얻는 것과 같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이 어렵듯이 좋은 언어교환 친구를 만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한국어 가르쳐주고, 불어 배우고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던 친구도 있었지만 정말 언어교환 친구로만 지내다가 끝난 경우도 있다. 언어만 공부하는 목적으로 만나서 공부만 하다 헤어지면 주제 없이 만나 이야기하는 것보다 언어교환 친구로서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마 형식적 관계를 넘어서 그 관계를 지속해줄 만한 다른 고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 가령 '친구'같은 느낌.

프랑스에서 언어교환 어플과 사이트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이제 누구에게 말할 때도 언어교환 친구가 아닌 내 프랑스 친구들이라고 소개한다. 나의 방황의 시기에 용기를 복돋아주고 지금도 나의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들. 서로의 언어가 완벽하진 않지만 마음으로 통하는 진정한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